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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경제학 입문

저자 : 윤석범
발행일 : 2007-08-25
ISBN-13 : 9788991830233
ISBN-10 : 8991830234
판형 : 257*188mm
페이지수 : 845 쪽
판매가 : 32,000 원

수준 높은 전문 서적을 집필하는 데에는 긴 세월의 연구와 각고의 단련이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좁고 깊은 과제가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쓰기 시작하면 쓴다는 그 자체에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경제학 입문 같은 입문서 또는 학문의 초심자를 위한 개설서를 쓰는 데에는 연구와 교수의 경험은 물론, 어떻게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관한 세심한 배려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쓴다는 그 자체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오래 전부터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에서는 사회과학도는 물론 대학 신입생을 위한 경제학 교과서를 여러 차례 준비하였다. 해방 전까지는 우리의 선학(先學)들이 전문분야의 저술에 몰두하는 한편 일제의 식민지정책으로 경제학 교육을 억제하다 보니까 쉽게 쓰여진 입문서가 간행되지 못하였다. 해방과 더불어 은사 최호진 선생님의 입문서가 한국 최초로 간행되어 당시 열화 같은 경제학도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경제학 교육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종류의 책들이 여러 대학에서 새로운 개념과 이론의 도입에 맞추어 새로이 출간되었지만 우리 제자들은 은사 최호진 선생님이 강단에 계신 동안에는 제자의 도리로서 이런 종류의 책을 집필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선생님의 개정본이 나오기만을 고대하면서 꾸준히 선생님의 저서를 교재로 삼아왔다. 선생님은 해방 후에 경제학 교재의 공백기에 수많은 책을 집필하시느라고 끝내 개정본에 손을 대지 못하셨다. 이제 선생님께서 연로하셔서 감히 우리가 새 책을 내기로 마음먹고 이 책을 상재(上梓)하는 바는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그 동안 전혀 집필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작고하신 은사 김상겸 선생님께서 연세대학교에 재직하고 계시는 동안 입문서의 저술을 시도하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 후학들은 더더욱 입문서 집필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 동안에 긴 공백기가 흘러갔지만 김상겸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집필하고 계셨다. 몇 개월이 지나 수북하게 원고지가 쌓이는 것을 보고 곧 책이 나오겠지 하고 기대하면 선생님은 쓰신 원고지를 아무 미련도 없으신 것처럼 모두 찢어 버리셨다. 그렇게 하시기를 여러 차례, 저자가 옆에서 보고 있다 못해서 여쭈어 보았다. 왜 그렇게 쓰시고는 또 찢어 버리시느냐고. 선생님 말씀은 간단하셨다. 글도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을 뿐더러, 앞에서 쓴 것을 뒤에서 잊어버리고 또 쓰셨다는 것이다. 그 때에는 이미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책을 집필하시기에 노쇠한 상태에 계셨다. 끝내 김상겸 선생님의 책은 나오지 않았다. 모자라고 볼품 없는 책이나마 이 작은 책을 김상겸 선생님 영전에 헌정하는 것도 이러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최호진 박사님과 김상겸 교수님께서 모두 강단을 떠나신 후 비로소 정창영 교수가 경제학원론을 출판함으로써 긴 공백을 메워 주었다. 정 교수의 교과서는 여러 차례 개정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 경제학 교육에 공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 저자가 또 하나의 경제학 입문서를 저술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학 입문서 가운데 이론을 주변의 풍부한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 책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는 예를 풍부하게 제시하였다고 자부한다. 
이 책은 주로 저자 중의 하나인 김학은 교수에 의하여 집필되었다. 집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경제학과 인근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서 진지하고도 지적인 토론과 논의를 거듭하여 왔다. 경제학에 새로 도입되는 개념과 이론에 관해서는 물론, 이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고 또 어떻게 쉽게 교육할 수 있는가 하는 데에 대하여 폭넓게 다루어 보았다. 경제학은 비록 인간의 가장 세속적인 물질 생활을 연구하는 마음의 학문이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또한 가장 인간적인 학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우울한 학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울한 학문을 즐겁게 그리고 행복하게 가르치는 것이 바로 경제학자들의 사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는 이러한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연구와 논의에 임하였다. 특히 서문의 저자가 정년퇴직 이후 명예교수로서 신입생을 가르치는 데에서 이러한 생각이 크게 그리고 뚜렷하게 부조되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더 이 책을 그렇게 끌고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이 점에 대하여 우리는 완벽하게 그 뜻에 합의를 보았다. 모든 학문이 다 그렇듯이 우리 저자들은 학생들을 가르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가르쳐야 될지를 그들로부터 배웠다. 어떤 한 방식이 개념이나 이론을 이해시키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이면 우리는 가르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그러한 시행착오의 과정은 논의를 거쳐서 이 책으로 잉태되기에 이른 것이다.

제1부 가격의 시장경제원리 
1 가격기구 
2 생산자 
3 소비자 
4 생산물시장 
5 생산요소시장 
6 일반균형과 후생경제학 

제2부 가격의 정치경제원리 
7 소득재분배 
8 독점과 규제 
9 외부경제와 공공재화 
10 정부의 실패 

제3부 고용의 시장경제원리 
11 거시경제의 시장경제원리 
12 총수요 
13 총공급 
14 고용의 시장경제원리 
15 성장의 시장경제원리 

맺는말-자유주의와 자유주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