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item

예산제도와 재정관리

저자 : 강태혁
발행일 : 2013-01-21
ISBN-13 : 9788997428205
ISBN-10 : 8997428209
판형 : 188*254*35mm
페이지수 : 612 쪽
판매가 : 30,000 원

21세기 세계화의 시대 첫 10년은 글로벌 위기의 파편을 고스란히 남긴 채 기울어갔
고, 다음 10년도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위기의 터널 속에는 아직 실낱같은 서광도 비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유로권 주변국가들로부터 번지기 시작한 재정위기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국가 존망의 어려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세계는 국제 경제·금융 질서 재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재정을 가리켜 통상적으로 한 나라의 곳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할 곳간이 바닥을 보이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병리현상을 가리켜 재정위기라고 한다. 수확이 부실해서 곳간이 비면 식솔들 부양하려 빚이라도 내야 할 터, 그러나 해마다 곳간이 빈다는 소문이 돌면 이웃도 빚내주길 꺼리게 된다. 다음 수확까지 견딜 만큼 필요한 양식을 구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짜임새 있게 곳간을 꾸려나가는 일은 국가의 안위와 미래를 담보하는 기본적 조건이 된다.
이처럼 나라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기 위해 곳간의 드나듦을 살펴서 챙기는 일을 재정행위라고 한다. 즉 재정행위란 일정한 기간 동안 나라 곳간에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이러한 나라 살림을 빈틈없이 챙겨나가기 위해 재정행위는 통상적으로 예산의 편성·집행·결산 등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국가의 재정행위는 계획을 수립하는 일로부터 출발한다. 재정행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예산이라고 하는데, 예산은 정부가 처음 계획안을 수립하여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후 최종 국가예산으로 확정된다. 확정된 예산은 행정부가 집행하게 되고, 집행한 다음에는 당초의 계획대로 집행되었는지를 확인하여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데, 이처럼 예산의 집행결과에 대한 확인절차를 결산이라고 한다. 국가예산의 편성부터 결산까지는 통상적으로 3개년에 걸쳐 완결되는데, 이러한 절차를 통틀어 예산과정이라고 한다.
물론 재정행위 중에는 예산과정의 틀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그 규모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재정과 예산은 서로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국가 재정운용을 위한 여러 제도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은 예산제도인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예산과정의 기본 질서가 되는 예산제도를 기본 골격으로 하여 재
정관리의 이론과 실태를 논의하기 위한 전문서적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딱딱한 제도의 해설이나 학술적 이론의 설명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예산 제도 및 제도운영 실례를 담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밖에도 이 책의 저술 작업을 하면서 저자가 특히 고심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정에 관한 학술적 이론이 정치행정학적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재정학적인 분야의 것까지 포괄함으로써 국가예산의 실체적인 효율성과 절차적인 합리성에 대해 균형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둘째, 우리나라의 예산제도에 대한 단순한 해설에 그치지 않고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예산제도의 기본 구조와 운영 실태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우리 제도의 고유한 특성과 한계점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셋째, 국가 예산제도에 대한 세계적인 조류에 따라 새롭게 창출되는 재정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제도의 도입 배경과 목적, 그리고 운영성과에 대한 저명 학자들의 시각을 소개함으로써 예산제도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였다.
넷째, 다양한 재정관리 제도를 설명하면서 필요한 재정통계 자료는 최대한 최근의 정보를 수록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정이 안고 있는 지출구조의 편중성 문제, 재정의 건전성 문제, 각종 제도의 운영성과 등에 대한 현실감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저자는 본인 스스로 30여 년간 우리나라의 예산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현장에서 경험한 지식과 정보를 여과 없이 이 책에 반영하려 노력하였다. 우리나라의 행정학분야 대학교육은 아직까지도 서구문물을 학습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나 정보가 우리나라의 행정 현장과는 동떨어진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졸업 후 현직에서 실무를 수행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행정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현재 공공부문에서 재정이나 예산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직자에게도 우리나라의 예산제도와 재정관리 실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이 책을 내면서 마음이 개운치 않은 것은 많은 저술과 논문을 인용하면서 혹시 어느 학자분의 학문적 업적을 훼손하거나 잘못 전달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학술계의 규범이나 윤리에 반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나 하는 우려였다. 혹시 졸저로 인해 마음 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기회를 빌려 사죄드리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의 출판을 허락해 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과 윤혜신 대리님께 감사드리고, 이 책이 나오기까지 자료수집부터 교정까지 정성껏 도와준 기획재정부 후배 공무원들, 그리고 한국조세연구원 박형수 연구기획본부장, 최영은 연구원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2012년 12월 제18대 대선 턱머리에
가락동 연구실에서
강태혁

제1장 정부와 재정
제2장 예산의 개념
제3장 예산의 이론적 배경
제4장 한국 예산제도의 발전역사
제5장 예산의 편성 및 집행
제6장 예산관리기법
제7장 재정의 건전화
제8장 예산제도의 개혁
제9장 예산정책
제10장 공공기관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