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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법연구

저자 : 이덕환
발행일 : 2013-05-23
ISBN-13 : 9788996780618
ISBN-10 : 8996780618
판형 : 188*254*40mm
페이지수 : 810 쪽
판매가 : 50,000 원

무심한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정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는 의미에서, 그간 두서없이 발표하였던 논문들 중 의사법에 관한 것만을 분야별로 엮어 『醫事法硏究』를 간행하게 되었다. 민법을 전공한 저자가 의사법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박사학위 논문을 의료과오로 정하여 쓰게 된 것에 연유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독일 Wúzburg대학교 법대도서관에서 의료과오에 관한 자료를 찾던 중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였던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수많은 논문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처음 논제로 정하였던 진료과실에 대한 의사의 책임문제를 대신하여 민법상 의사의 설명의무법리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게 된 것이다.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문제는 독일에서는 1894년, 미국에서는 1905년에 이미 논의되기 시작하였는바, 이는 1979년에 비로소 환자의 동의문제를 다룬 우리 대법원 판례보다 거의 1세기를 앞선 것이었다. 이에 우리나라의 의사법분야의 연구가 많이 낙후되어 있음을 실감하였으며, 점증하고 있는 의료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 분야의 민사책임법리를 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무릇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명․신체라는 중대한 보호법익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의사는 성직자에 버금가는 직업상의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醫聖 Hippocrates의 선서를 명심하여 환자의 진료의 성공을 위하여 최선의 주의의무를 기울여야만 한다. 아울러 의사는 진료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여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여야만 한다. 일찍이 1914년 미국의 Benjamin Cardozo 판사는 그의 판결에서 「성년이며 건전한 정신을 소유한 인간은 자신의 신체에 무엇이 행하여질 것인가를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환자의 동의 없이 수술을 하는 의사는 그로부터 발생하는 침해 등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폭력을 범하는 것이다」라고 언명함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존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각국에서는 의료행위에 있어서 진료상 주의의무뿐만 아니라 설명의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의료과오에 대한 책임문제 역시 엄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독일 등에서는 일찍이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 장기이식, AIDS, 연명치료, 그리고 성전환 등에 관한 복잡한 법률문제들을 다루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의사법분야를 연구하는 학자가 그리 많지 않아 연구실적이 미진하여 그 법리가 선진국에 비하여 많이 낙후되어 있는 실정이다. 저자가 의사법분야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2000년을 전후하여 4년 동안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을 왕래하면서, 임신과 출산에 관한 법률문제, 특히 원치 않은 임신․출산에 관한 Wrongful Conception, Wrongful Birth, Wrongful Life를 다룬 수많은 의사법관계 문헌․논문들을 접하고 난 후부터이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출산전 불법행위에 관한 책임문제뿐만 아니라 임신전 불법행위에 관한 몇 세대에 걸친 책임문제도 논의되고 있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임신전 불법행위에 관한 논의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연명치료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는바,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 보라매병원 사건과 최근 세브란스병원의 김 할머니 사건에서 비로소 연명치료에 관한 법률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문제는 인간의 생명을 누가 박탈할 수 있는가에 관한 중대한 것으로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논란만 계속되고 있는바, 모두가 그 해결책 마련을 위하여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독일과 미국을 넘나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논의가 되고 있지 않거나 미미한 의사법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여 발표한 논문들을 모은 것으로, 제자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엮은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의 발간이 기폭제가 되어, 그동안 미진했던 의사법분야의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끝으로 이 책의 간행위원장을 맡은 백현기 로고스 대표변호사,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임용웅 행림제약(주) 대표이사, 이재형 교수, 이태섭 강사, 박철효 삼정푸드(주) 대표이사, 이윤학 파인바이오텍(주) 대표이사, 강병훈 변호사, 이도국 박사, 홍승표 검사, 간행위원 간사 봉영준 강의교수 그리고 교정을 맡은 박사과정의 손연우 군, 이종덕 군, 김화식 군, 석사과정의 정성희 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이 책의 출간을 흔쾌히 받아주신 율곡미디어의 박기남 사장, 그리고 기획 및 편집을 맡아 수고하여 주신 박정헌 부장, 신재혁 과장 등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3년 5월
서울숲 연구실에서
이 덕 환

제1편 의사의 설명과 환자의 동의
제1장 미국법상 Informed consent이론
제2장 프랑스 민법상 Consentement libre et éclairé이론
제3장 미국법과 독일법상 의사의 설명의무
제4장 환자의 자기결정권
제5장 민법상 의사의 설명의무
제6장 의료행위에 대한 동의의 대행
제7장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에 대한 입증문제
제8장 의사의 설명해태와 위법성관계
제9장 의사의 치료상 특권
제10장 초보의사수술의 법적 문제

제2편 임신과 출산
제11장 인공임신의 가족법상 제문제
제12장 대리모출산의 친자법상 문제
제13장 원치 않은 아이의 손해배상범위
제14장 Wrongful conception에 관한 미국 판례의 고찰
제15장 Wrongful birth에 관한 미국 판례의 고찰
제16장 Wrongful life에 관한 미국 판례의 고찰
제17장 원치 않은 임신에 있어서 아이의 부양비
제18장 원치 않은 장애아 출산에 대한 손해배상
제19장 임신전 불법행위책임
제20장 선천성 장애아 출생과 의사의 책임
제21장 미국 판례법상 출산전 의료과오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

제3편 그 외의 논문들
제22장 의사책임소송에 있어서의 입증책임
제23장 의약품 처방과오에 대한 의사의 민사책임
제24장 의료상 AIDS의 법률문제
제25장 미국법상 의사무능력환자의 연명치료에 대한 의사결정
제26장 성전환의 민사법상 문제
제27장 미국법상 동성혼에 관한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