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판 서문 

법학전문대학원 체제가 성립하면서 우리 행정법이론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독일을 비롯한 외국이론의 소개를 중심으로 하던 행정법학의 강학체계에서 판례의 중요성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판례를 제외하고는 행정법이론의 전개도 어렵고,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의 출제도 생각하기 어렵다.
이처럼 행정법 강학의 패러다임이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법 판례에 대한 해설서는 아직 마땅하지가 않다. 행정법 판례를 모아서 단순 소개하는 경우 또는 한정적인 판례를 자세히 해설하는 경우는 있지만 행정법학도가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판례들을 이론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해설하는 저술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행정법 교과서에서도 판례가 상당수 소개되고 있으나, 저자에 따라 상이한 기준에 따라 판례가 부분적으로 선별되고 있으며 판례 자신의 논리보다는 강학상의 이론 서술에 맞춘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 하에서 행정법학도를 위한 판례에 대한 해설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우리 판례도 이제는 어느 정도 축적이 되어 판례이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연구논문은 하나의 판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개별 판례 연구에 치중하였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례교재는 거의 단순한 판례의 소개만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저자가 행정법을 강의하면서 활용할 만한 판례교재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그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쳐 왔던 중요 판례들을 모으고 그에 대해 간략한 해설을 붙이는 한편 판례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해설을 통하여 행정법학도들이 행정법 판례의 개요와 주요 판례를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본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집필되었기 때문에 본서에서는 행정법이론의 모두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법 판례의 해석을 통하여 추출할 수 있는 우리 판례의 이론이 언급하는 행정법이론만을 분석하기로 한다. 따라서 행정법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론서와 병행하여 본서를 탐독할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다만 본서에서는 기존의 행정법이론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판례이론은 소개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점을 밝히기로 한다. 그것은 무익한 이론의 반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본서에서 다루는 판례는 이론적 가치가 있고 기존의 강학상의 행정법이론을 보충하거나 변화시키는 의미가 있는 것이거나 판례의 태도가 언급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경우에 국한된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우리 판례가 이만큼 성장하였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판례이론이 더욱 발전하여 우리 판례의 논리만으로 행정법이론서를 집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본서가 그 날을 앞당기고 행정법학도들의 행정 판례에 대한 이해에 일조하기를 크게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여러 가지로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화여자대학교의 윤현진 선생, 조민정 변호사, 황지은 박사, 박세희 석사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2014년 2월
압구정 누옥에서 김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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