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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 금융시장(제5판)

저자 : 정운찬,김홍범
발행일 : 2018-03-02
ISBN-13 : 9791187897309
ISBN-10 : 1187897302
판형 : 4×6배판
페이지수 : 996 쪽
판매가 : 40,000 원
제5판 들어가는 글


이 책의 초판은 20세기의 마지막 해(2000년) 8월 출간되었다. 이후 세월이 많이 흘러, 사람으로 치면 내년 늦여름엔 성년(만 19세)을 맞이한다. 누구나 성장기에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다. 우연이지만 이 책도 그런 성장기를 보냈다. 이 책은 외환위기로 우리 경제의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어수선한 시기(2000년)에 태어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할 나이에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9년)를 겪었고, 이후 10년 가까이 대침체(Great Recession) 속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마주친 쉽지 않은 환경이 어떤 이에겐 보약이 된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자존감은 물론 균형 잡힌 세계관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내외적 시스템위기의 경험은 이 책에게 더없이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주었다. 두 차례의 위기―특히 글로벌 위기―는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화폐금융현상을 세상에 제시했고, 이를 이해하려는 국내외 학계 및 정책계의 이론적·정책적 노력을 이 책은 수차례의 전면개정을 통해 알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그 결과, 판이 바뀔 때마다 이 책은 화폐금융 분야의 기본교양서(基本敎養書)이자 전공입문서(專攻入門書)로서 한결 새로워지고 더욱 묵직해졌다.
이제 제5판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면서 지난 18년에 걸친 이 책의 성장을 새삼 느낄 수 있음은 분명 우리 두 저자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개정 5판에 반영된 우리의 노력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개정 5판의 집필 원칙 및 편제

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경제학―특히 화폐금융론 분야―에서는 이론 및 실제의 환골탈태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012년 8월 출간된 4판과 지금의 개정 5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이후 전개된 화폐금융현상 및 정책 대응을 이해하려는 학계 및 정책계의 노력을 교과서 수준에서 알기 쉽게 다뤘다는 주요 특징을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1930년대의 대공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 수십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앞으로도 한동안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 및 그 이후 상황 전개에 대한 이론 및 실제를 중요하게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들은 “글로벌 위기의 경험과 위기 이후 새롭게 제시된 다양한 이론적·정책적 관점을 대학교재 수준으로 알기 쉽게 정리”한다는 4판 집필의 기본원칙을 개정 5판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또한 이번 5판은 그 내용과 형식에서 기존 4판의 구조를 가급적 일관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롯된 화폐금융 이론 및 실제의 변화 궤적을 중장기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최근 화폐금융 분야의 주요 화두로 새롭게 떠오른 핀테크 혁신에 관해서는 별도의 장(제3장)을 새로 마련하여 다루되, 금융안정을 다루는 여러 정책당국에 관한 4판의 마지막 4개 장은 그 내용을 부분적으로 새롭게 보완한 후 3개 장(제15~17장)으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5판은 4판과 동일한 전반적 구조―모두 5개 편(Parts)과 17개 장(Chapters)―로 편제되었다. 지난 5년간 펼쳐진 화폐금융 분야의 주요 상황과 이론 및 정책의 변화를 관련 각 장에 적절히 배분하여 반영한 것은 물론이다. 이런 과정에서 각 장의 본문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와 <연습문제> 및 <참고문헌>의 내용도 조정·보강을 통해 한층 더 새로워졌다.
이러한 개정작업을 통해 4판 출간 이후 지난 5년여 동안 새롭게 전개된 화폐금융현상을 책의 전편(全篇)을 통해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달라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정 5판의 달라진 내용

우선, 도입부인 제1편(“화폐와 금융시장으로의 초대”)에는 기존 제1장(“화폐금융론이란 무엇인가?”) 및 제2장(“화폐와 금융시장의 기초적 이해”)에 더하여 제3장(“핀테크와 금융”)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제1장과 2장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별로 없지만 몇몇 곳의 내용을 업데이트하거나 보완했다. 일례를 들면, 제2장에서 금융상품의 유형을 좀 더 종합적·체계적으로 설명했다. 한편, 신설된 제3장에서는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에서 비금융기업의 지급결제서비스 제공, 크라우드펀딩, P2P 대출 등에 이르는 최근의 핀테크 현상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여 소개했다. 또한 금융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오늘의 핀테크 혁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금융의 미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흥미로운 개관도 제시한다.
다음으로, 제2편(“이자율과 금융시장”)은 제4장(“이자율이란 무엇인가?”), 제5장(“이자율 결정의 이론과 실제”)과 제6장(“금융시장의 속성과 효율시장가설”)으로 구성된다. 제4장과 5장은 이론 위주의 챕터에 해당하므로 대체로 큰 변화 없이 기존 내용을 다듬었다. 다만, 제5장에서는 미래 실물경제활동에 대해 수익률곡선의 기울기가 갖는 의미를 보강했다. 또한 제6장에서는 글로벌 위기 이후 행태경제학의 정책적 적용 사례가 빈번해짐에 따라 그 학설사적 의미를 정리한 내용도 새 박스(Box)로 추가하는 등 변화를 도모했다.
제3편(“금융제도와 금융기관”)은 제7장(“우리나라의 금융제도”)과 제8장(“금융중개기관이론”)으로 구성된다. 우선, 제7장의 내용은 대폭 보완되었다. 무엇보다도, 지난 4판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 및 금융기관의 관련 제도와 통계의 변화를 반영하여 표와 그림을 전체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본문 내용도 시의성 있게 보강했다. 특히 금융제도와 관련된 두 가지의 기존 쟁점 이슈―“금융발전, 경제성장과 금융위기”와 “금융기관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분석을 각각 부분적으로 보강하는 동시에, “금융개혁”을 또 하나의 새로운 쟁점 이슈로 추가하여 탐구했다. 이는, 지난 근 20년간 누적된 구조적 과제들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광범한 금융개혁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제8장에서는 그림자은행이 시스템리스크와 효율에 각각 갖는 함의의 양면성을 다루는 등 그림자은행에 대한 기존 내용을 보완했다.
제4편(“화폐금융과 물가안정”)은 제9장(“화폐에 대한 수요”), 제10장(“화폐의 공급”), 제11장(“통화정책의 기본 구조, 운영체계와 전달경로”), 제12장(“통화정책 수단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제13장(“중앙은행론”)의 5개 장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제9장과 10장은 이론 위주의 내용인 데다 지난 4판 이후 관련 제도에도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그래서 제10장의 표와 그림을 업데이트하고 통화지표 및 유동성지표의 정의에 대한 설명을 알기 쉽게 보강하는 정도로 그쳤다. 한편, 제11장 및 12장은 내용상 상당한 보완이 이루어졌다. 글로벌 위기 이후 대침체의 지속으로 통화정책 운영체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아진 점을 반영하여 제11장에서는 기존의 통화량·이자율·환율 목표제 이외에도 물가수준목표제와 명목GDP증가율 목표제를 각각 새로 다뤘고, 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은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의 성과 및 그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내용을 새롭게 보강했다. 제12장에서는 지난 4판 이후 빠르게 전개된 제도적 논의와 발전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비표준적(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 중 선제적 안내(공개구두정책)에 대해 다시 썼고 최근의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도 새롭게 다뤘다. 지난 수년 사이에 떠오른 다양한 정책수단들―마이너스 정책금리, 헬리콥터 머니, 인플레이션 목표의 상향 조정 등―에 대해서는 각각 별도의 소절을 통해 소상히 논의하는 한편,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수반되는 정책의 단기화 및 정치화 위험도 다뤘다. 한편,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특히 한국은행 대출정책의 제도적 변화, 물가안정목표제의 운영 경과, 한국은행의 투명성과 책임성 등을 중심으로 보강이 이루어졌다. 이어 제13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데 따른 책무의 확대가 중앙은행 독립성에 제기하는 문제를 새로 논의했다.
제5편(“화폐금융과 금융안정”)은 제14장(“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제15장(“금융안정, 금융안전망과 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제16장(“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I)”), 제17장(“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II)”)의 4개 장으로 구성된다. 제14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 및 진행 과정과 그 원인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달라진 부분은 별로 없다. 제15~17장의 3개 장은 기존 4판에서 금융안정 관련 공공기관들의 활동을 설명한 4개 장을 통폐합한 것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는 개정 5판과 기존 4판의 전체 편제를 일관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정으로, 이들 3개 장에서는 지난 5년여 동안의 글로벌 금융흐름 및 제도의 변화를 반영하여 표와 그림은 물론 본문의 내용도 크게 업데이트되었다.

분량의 조정

이상과 같은 개정으로 분량도 조정되었다. 다만, 삭제되어야 할 낡은 내용보다는 추가해야 할 새로운 내용이 훨씬 많았다. 이는 4판에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위기 이후의 달라진 현실을 설명하려는 새로운 이론과 정책의 상당 부분이 아직 잠정적·논쟁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 [관계로] 기존 이론을 삭제하기보다는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여전히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책 전체 분량의 과도한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다소 과감하게 삭제한 부분도 생겼다. 예를 들어 4판 제13장의 [보론](“유럽재정위기”)과 제17장의 제3절(“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금융감독 개혁”)은 5판에서 아쉽게도 모두 사라졌다. 그로 인해, 위기 및 정책 대응과 관련된 외국 사례를 다루는 지면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글로벌 위기의 진원지였고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이 지난 10년간 ECB와 영란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을 선도해온 현실을 감안하면 그와 같은 삭제가 큰 무리는 아니었다고 판단된다.
어찌되었든, 이와 같은 분량 조정이 있었음에도 5판은 더욱 두툼해졌다. 무려 1,000페이지를 훌쩍 넘기더라도, 초판부터 유지해온 이 책의 서술방식―가급적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화폐금융 기본서로서의 서술방식―을 단순히 책의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희생시킬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감사의 글

4판이 나온 이후 대학과 시장의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셨다. 어떤 분들은 이 책의 내용이나 연습문제에 대해 문의하셨고, 다른 분들은 개정판이 언제 나오는지를 궁금해 하셨다. 이럴 때마다, 우리가 직접 알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으로 화폐금융현상을 학습한다는 사실에 커다란 책임감과 함께 뿌듯한 마음도 새록새록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5판을 준비 중이던 2017년 내내 샘솟는 의욕과 소명의식을 불어넣어주신 이 분들에게 진솔한 감사를 드린다.
정책당국의 여러 분들도 이 책의 개정에 소중한 도움을 주셨다. 특히 한국은행의 김민호 전 부총재보, 신호순 부총재보, 이환석(금융시장국) 국장, 정형권(금융안정국) 팀장, 박영환(조사국) 과장과 차재훈(금융안정국) 과장, 금융감독원의 구경모 전 부원장보와 박종춘(거시감독국) 팀장, 그리고 예금보험공사의 임일섭(예금보험연구센터) 센터장과 오승곤(예금보험연구센터) 연구위원께서는 저자의 문의에 유익한 답변을 주셨거나 관련 통계자료 또는 발표자료를 제공해주셨다.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이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4판이 출간된 2012년 2학기부터 지난 2017년 2학기까지 매년 ‘금융안정론’ 및 ‘화폐금융론’ 강의를 경청하고 질문과 시험답안을 통해 이번 5판의 집필에 직·간접으로 유익한 피드백을 준 경상대학교의 수강생 여러분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지난 2년간 이따금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두 학과목의 거의 모든 수강생들은 ‘상세하고 쉬운 설명’이 『화폐와 금융시장』의 강점 중 하나라며 개정판의 분량 축소 가능성에 분명한 반대 의견을 냈었다. 사실, 그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간결하고 압축적이기보다는 길고 상세한 설명 방식을 5판에서도 그대로 유지했음을 당시 수강생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알리고 싶다. 그 덕분에 책은 더 묵직해졌지만 말이다.
율곡출판사의 여러 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수년 전부터 개정 5판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우리들에게 간곡히 전하면서도 개정판이 나오기만 묵묵히 기다려주신 박기남 사장, 각 장의 초고가 약속 날짜에 번번이 늦어도 늘 잔잔한 미소로 기다려주고 멋진 표지까지 디자인해주신 방조일 이사, 내내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정성을 다해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교정 및 편집을 해주신 신재혁 차장. 이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개정작업에 빠져 지내던 지난 1년 내내 불평은커녕 언제나 곁에서 따뜻이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가장 커다란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2018년 2월 20일
정운찬·김홍범
제1편 화폐와 금융시장으로의 초대

제1장 화폐금융론이란 무엇인가?
제2장 화폐와 금융시장의 기초적 이해
제3장 핀테크와 금융

제2편 이자율과 금융시장

제4장 이자율이란 무엇인가?
제5장 이자율 결정의 이론과 실제
제6장 금융시장의 속성과 효율시장가설

제3편 금융제도와 금융기관

제7장 우리나라의 금융제도
제8장 금융중개기관이론

제4편 화폐금융과 물가안정

제9장 화폐에 대한 수요
제10장 화폐의 공급
제11장 통화정책의 기본 구조, 운영체계와 전달경로
제12장 통화정책 수단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제13장 중앙은행론

제5편 화폐금융과 금융안정

제14장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제15장 금융안정, 금융안전망과 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제16장 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I)
제17장 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 (II)